일상
오픈하며, 잠깐의 꿈을 꾸다.
Mithril
2011. 2. 19. 08:53
흔히 말하는 PC통신시절. 사설 BBS가 꽤나 유행하던 것이 기억난다. 일종의 서버 역활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고 (예를 들면 호롱불. 기억하는 분이 계시려나.) 개인이 인톡, 한톡이나 이야기 같은 프로그램 (일종의 터미널.)로 접속해서 자료도 올리거나 받고 게시물도 올리던 그 시절. 하도 우후죽순으로 생기다보니 기억에 크게 남는 사설 BBS는 없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노드 수가 많고 자료량도 방대한 케텔이나 피시서브 같은 대형 BBS가 그래서인지 훨씬 인기가 있었다. 당시에 쓰던 파일 up/down용 프로토콜은 접속이 끊어지면 파일이 날아가버려서 울고불고 하던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어받기라는 기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요즘의 세대는 잘 모르겠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네트워크는 비록 전파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그 범위도 엄청나게 넓으며, PC 외에도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접할 수단이 많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환경적으로 대단히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싱이라던지 스토킹, 한글파괴라는 말에 걸맞는 정말 '뜻을 유추하기조차 힘든' 단어들, 예의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멘트들...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유저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몸살을 앓게 하는 것도 사실. 이쯤 되면 공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법 하다. 심지어는 사람마저도 죽지 않았는가.
블로그는 적어도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운 편이다. 게시하는 사람에 따라서, 위에 이야기한 문제들로부터 많이 해소될 가능성 아닌 가능성이 많으니까. 비록 단방향이라는 점에서 리플을 제외하면 소통할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포탈이나 블로그, 카페, 싸이월드 혹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그 어떤 사람도 여기가 소셜 네트워크의 끝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모두 알고 있다. 아니, '이제는' 모두 알고 있다. 결코 끝은 없음을. 궁금하다. 어디까지 발전할까. 지금으로부터 5년, 10년 후는 어떤 방식으로 서로들 소통하고 있을까. 영화에서나 보던 꿈 같은 일이 현실화되는 것도 뭔가 머지않은듯도 하고.
2005년쯤, 웹 공부를 시작하면서 구입해서 죽 유지해오던 mithril.pe.kr 도메인을 여기 써먹게 되었다. 세상이 참 좋아졌는지, 블로그 자체에서 이런 외부 주소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을 주다니 (오래됐다고 한다 ㅠㅠ) 이건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 아닐수 없다. 하긴 남에게 뭔가 보여주려고 여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의 뒤늦은 행복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