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Seal Online - 그저 옛날 생각.

Mithril 2011. 3. 24. 17:16
요즘같이 그야말로 실사에 가까운, 쩌는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과는 전혀 다르지만 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래픽. (3D 카툰 렌더링의 첫 효시.)

생각외로 많은 마을과 사냥터, 그리고 몬스터들. 적지않은 직업... 상당히 긴 스토리퀘스트. 많은 코스츔, 펫 키우기, 낚시하기...기타등등. 지금 생각해봐도 즐길거리가 나름 적지 않았던 게임이었다. pvp의 요소도 후에 추가되기도 했고.

전투가 리니지 1 스타일의 무한사냥이라는 점, 거기에 몬스터의 젠 자리도 일정해서 마음만 먹으면 인간 오토가 될수 있는 점을 제외한다면, 씰 온라인은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었다. 

전작격인 패키지 rpg '씰' 의 스토리에서 이어졌는데 스토리로 유명하던 몇몇 게임만큼은 아니어도 유저들에게 상당한 몰입도를 보여주었고, (사실 스토리에 신경 꺼도 별 상관없긴 했다) 이러한 여러 장점에 편승하여 한때는 상당히 많은 인원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동접 5만 7천을 호령하며 당시 엔씨가 야심차게 내놓아 천하를 호령하던 리니지 2와 맞짱을 뜨려던 (꽤 과장해서^^) 씰 온라인이, 이른 유료화로 인해 (지금이야 아이온, 테라 등의 게임이 순식간에 유료화했지만, 일전엔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만 해도 오베기간만 1년 가깝게 했던걸로 기억한다.) 그야말로 인기가 곤두박질쳤다. 더구나 책정 가격도 27500원... 이미 메이플, 겟앰프드가 피시방에 등장한걸 생각하면 저연령층을 고려하지 않은 유료화는 너무나도 큰 무리수였다.

이후에 서버도 줄고 채널도 줄고... 상당히 이용자가 줄어든 상태로 버티던 씰은 결국 부분유료화를 단행. 화려하게 복귀하는 듯 했으나, 이미 기존 메이저 게임들과의 격차는 너무나도 컸고, 여타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게임들처럼 캐시템으로 도배를 하게 된다. (...)

나도 2006년 말쯤 잠깐 복귀해서 무사로 07년 초에 190렙을 달성했던 기억이 있다. 190 달성샷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때 진짜 직장다니면서 밤잠도 잊고 광렙했던 기억이. 그러나 캐시질없이는 꽤나 답답하게 바뀌어서 오래가진 못했다. ㅠㅠ


요때가 190 달성 직후. 07년 2월 26일... 죽숲에서 190을 찍다니 나도 참 징한 놈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내 펫, 계마왕인건가... my love 용용이는 어디갔나. ;; 지금은 다 팔아서 없겠지만. 



어쨌거나 그 후, 씰은 직업과 사냥터 추가 등 몇가지 업데이트를 했지만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일부 매니아층 유저들로 근근히 먹고사는 실정. 그나마도 과한 캐시템 도배질로 인해서 그 매니아층 유저들에게까지도 상당한 반발을 사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에는 게임메카, 게임조선 등 관련 커뮤니티의 온라인게임 순위에서도 5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도 아깝다.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었는데.


 완전히 씰을 접기 직전에 찍은 샷. 저 신발 (고양이의 장화...던가) 을 먹으려고 꽤나 고양이를 때려잡았었다. 그립던 시절.

결국 우린 깨닫게 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그 리니지와 맞짱을 뜬다고까지 호언하던 이 게임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일보직전이다. 지금 잘나가는 속칭 메이저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의 성공에는 기획과 개발, 마케팅의 박자가 잘 맞아야 하지만, 그것보다도 만들어진 게임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사실상의 성공을 좌우한다. 게임 운영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직업과 학문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히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놓고 정작 그것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원성을 사고 결국 망하는 것은 씰 온라인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망해버린 대작들의 예에서도 자명하다.

그렇다, 이젠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 구입하는 사람의 갈등과 딜레마를 게임에서까지 느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