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4.04 (New) SKYRIM Main Quest - 14. THE FALLEN
  2. 2013.04.03 삼월 말의 단상. (04/01)
  3. 2013.04.03 술. (3/27)
2013. 4. 4. 14:54

  몇 번 왔다갔다 하면 끝나는 이번 퀘스트. 연계되는 퀘스트가 두 개 나옵니다. 상황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사실 Season Unending 퀘스트와는 다르게 Paarthurnax 퀘스트는 필수가 아니고 메인 퀘스트에 과연 포함되는지도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원하시는 분을 위해서 공략은 올릴 예정입니다. 어쨌거나 이 퀘스트를 지나면 메인 퀘스트의 끝이 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 파서낙스와 안기어, 에스번과 대화하라는 선택 퀘스트가 발생하는데 파서낙스의 경우는 알두인을 물리친 직후에 바로 대화를 하게 됩니다. 파서낙스는 다른 용을 설득해서 알두인의 소재를 알아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드래곤을 (잡아서) 설득하기 위한 장소로 드래곤스리치를 추천합니다. 대화를 더 해보시면 드래곤스리치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해 주니 들어보시면 좋아요.


- 안기어는 알두인의 격퇴 소식을 듣고 놀라지요. 또한 알두인이 소븐가드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전설도 이야기해주며, 드래곤스리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찬성합니다. 사실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 에스번 역시 알두인이 소븐가드에 들어갔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며, 드래곤스리치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에스번은 그레이비어즈의 진정한 우두머리가 누구인지 알아냈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미 그레이비어즈의 진정한 마스터가 파서낙스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에스번은 그를 제거해야만 한다고 하는군요. 델핀 역시 그를 제거하기 전까지는 주인공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퀘스트 'PAARTHURNAX' 가 발생.



드래곤스리치의 비화(?)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한번 들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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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이긴 합니다만, 전설 그대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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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분이 몇 분이나 계실지. ㅎㅎ 저도 일반적으로는 그냥 냅두는 편입니다.






- 드래곤스리치에 가서 발그루프를 만납시다. (세력전 퀘스트의 결과에 따라 발그루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발그루프이나, 알두인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며 조근조근 설득합시다. 여기서 세력전 퀘스트를 진행했는지에 따라 서브 퀘스트의 발생 여부가 결정되는데, 만약 세력전 퀘스트를 마무리지은 상태라면, 영주는 바로 수락하며 퀘스트가 이어집니다.


- 만약 아직 세력전 퀘스트를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라면, 발그루프는 주인공의 아이디어는 좋으나 현재 화이트런이 제국과 스톰클록 사이의 전쟁 사이에 끼어있기에 자신의 영지를 위험에 빠트리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그레이비어즈의 도움을 얻으면 어떻겠냐는 발그루프의 생각에 동의하며, 주인공은 그레이비어즈의 중재로 양 측의 휴전을 이끌어내겠다고 답합니다. 동시에 'Season Unending' 퀘스트 발생.



노드에게 전설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힘이 있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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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그루프는 하이 흐로스가로 순례를 갔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쉽게 생각해내는군요.






- Season Unending 퀘스트를 클리어했거나, 혹은 이미 세력전 퀘스트를 완료했거나. 하여간 종전 혹은 휴전을 이끌어낸 후에 화이트런으로 가서 영주와 대화하면, 드래곤스리치에서 드래곤을 잡을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이미 드래곤을 부르기 위한 용언은 배우셨을테니 드래곤스리치 위층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갑시다. (세력전 퀘스트를 완료한 경우라면, 에스번에게 다녀오세요)



사실, 영주된 입장에서 발그루프는 참 살떨리는 상황이긴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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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갑시다. 드래곤을 부른 후에 얻어맞을 가능성이 있으니 장비는 차고 가세요.



- 밖으로 나가서 Call Dragon (드래곤 소환) 용언을 외칩시다. (당연한 것입니다만, 3음절을 다 외쳐야 합니다. Z키를 길게 누르세요) 조금 후에 드래곤 Odahviing(오다빙)이 등장합니다. 퀘스트의 목적대로, 이 녀석을 죽이면 안됩니다. 먼저 '드래곤의 추락' 용언을 써서 드래곤스리치에 내려오게 만든 후, 입구까지 쭉쭉 뛰어갑시다. 너무 멀리 떨어지면 이 녀석이 날아가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드래곤의 추락' 용언을 써주는 게 좋습니다.



오다빙의 등장.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죽이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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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뒤쫓아오며 브레스를 쓰곤 하니 조심하세요. 불안하시면 회복마법이라도 양손에 장착하고 뛰시는 것도 좋을듯.



- 쫓아오다 결국 함정에 걸리는 오다빙. 그와 대화합시다. 오다빙은 주인공의 함정에 빠졌음을 인정하며, 주인공의 용언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하죠. 알두인의 지위에 의문을 품고 있는 드래곤들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물론, 드래곤 중에선 알두인에게 대적할 자는 없죠) 알두인은 현재 Sovngard(소븐가드)에 있으며, 소븐가드로 가는 차원문은 Skuldafn(스컬다픈)에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날아가야 한다는 것. 동시에 퀘스트가 완료되고 다음 퀘스트인 'THE WORLD-EATER'S EYRIE' 로 이어집니다.



드래곤은 여느 RPG에서 그렇듯이 자존심이 아주 강하고 교만한 생물로 나옵니다. 물론 반대로 인정도 잘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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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본의 용언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데... 사실 오다빙 이 녀석, 줄을 잘 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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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다픈에는 날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 끄응...



- 다음 회차에서 뵙겠습니다. 오타가 있거나 진행상의 오류가 있을 경우 댓글 부탁합니다~

Posted by Mithril
2013. 4. 3. 19:45

 일요일이었던 어제, 친구의 결혼식 참석차 강남에 있는 모 예식장에 다녀왔다. 금년 들어 지인들의 결혼이 잦다. 평균 혼인 연령이 서른을 훌쩍 넘겨버린 요즘같은 때에, 나이가 차버린 이유도 있겠지만 시간이 더 흘러도 경기가 풀린다거나 복지가 좋아진다는 등의 희망이 없기에, 빨리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술자리에서의 지인 이야기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왔다.



 결혼식 날 동원할 수 있는 친구들을 학연, 지연 등등 여러 분류에 따라 미리 만난다. 술 좀 얻어마시는 대신 결혼식장에 와서 자리를 채운다는 무언의 약속이다. 괴테 할아버지가 그랬나, 받고 싶으면 먼저 주라고. 어젠 다행히도 괴테 할아버지의 격언을 충실히 따른 감성 넘치는 친구들이 많았다. 강남의 꽤 으리으리해보이는 예식장은 화창한 날씨를 에너지로 삼기라도 하는 듯이, 거대한 위용을 유난히 뽐내며 꽤 많이 참석한 나와 친구들이 수다를 떨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예식장 앞을 너구리굴로 만들며 서로들 안부를 묻거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거나 주식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여친 없냐? 같은 당연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올라가봤더니 남자들 뿐이더라, 라는 한탄부터 저녁에 술 마시러 어디로 갈까 같은 퓨처리즘의 선구자 같은 녀석도 있다. 그나마 모바일 TCG 게임에 정신없는 녀석이나 보험을 팔겠다는 녀석이 없어서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있는 보험도 한개 남기고 다 깨버린 참이라.



 예식이 시작되면 어디선가 많이 보았고 앞으로도 많이 볼 장면들이 계속된다. 혼인서약도 하고 근엄한 주례사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축가의 퀄리티에 대해 논하다 보면 예식이 끝난다. 명색이 친구니 신랑 뒤에서 사진 한장 박고, 귀찮은 타이를 거칠게 풀러서 - 왜 목이 불편하게 타이를 두 번 감았을까 후회하는 촌각도 빼놓지 말자 - 가방에 쑤셔넣은 뒤에 식당으로 내려가 뷔페에서 배를 채우고 맥주를 몇 잔 마시고 나면 친구로서의 임무를 완수한 기분에 뭔가 뿌듯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당사자에게나, 친구들에게나 생각보다 짧았다. 아무리 진심없는 정형화된 세상에 맞춰 산다고 해도 마음속으로나마 한 번 진심으로 빌어줘야지. 친구야, 오늘 날씨만큼 행복해라.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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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도 밤에 일했으니 피곤하고 해서, 빨리 귀가해서 자고 싶었지만 좋은 날씨는 인간의 모든 자유 의지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냥 집에 가기 아까워서 강남대로를 터벅터벅 걸었다. 일요일 낮인데도 사람이 어찌 그리 많은지. 문득 삶이라는 이름의 거리와 묘하게 오버랩되며 이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도 뚜렷하게 내 눈에 각인되는 것은, 단지 내가 피곤한 탓이겠지. 시야가 흐려진다.



 누군가는 천천히 걷고 누군가는 뛰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어떤 사람은 차를 타고 더 빨리 가려 안달복달이다. 드물게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우리를 비웃으며 날아가는 자도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뒤에서 부모가 밀듯이 재촉하는 통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억지로 뛰고,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든 주위 동기들을 제쳐서 조금이라도 더 앞에 가기 위해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아예 걷지도 않고 제자리에 서 있거나, 거리 곳곳에 나 있는 구석의 으슥한 샛길에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은 그들이 오히려 부럽다. 으슥한 샛길 저편에 뭐가 있는지, 나로선 알 수 없으니까.



 공정하게, 라는 말은 적어도 이 거리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공평하고 공정한 시작을 외치는 소리는 어떻게든 이 거리의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내지르는 채찍질 소리에 묻혀진 지 오래다. 그나마 날 때리는 채찍이 없어서 다행이다. 남자 한 몸 건사하며 이 거리를 걷는건 그나마 쉬운 일이다. 딸린 식구가 많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간신히 온몸의 힘을 짜내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다행히도 저들의 뒤에서 혹은 옆에서 부축해주거나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나마 이 거리가 유지되는 유일한 버팀목이겠지. 모두가 쓰러지고 포기하면 레이스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시야가 회복되며 다시 강남대로로 돌아오니 교보문고 옆에 흡연장이 보인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신에게 감사하며 담배를 물었다. 이 거리는 강남역에서 시작하여 신논현역에 도착하면 일단 끝나지마는, 삶이라는 이름의 레이스는 꽤 길다. 그나마 우리에게 공평한 것은, 이 거리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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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오늘이 만우절이란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날이란다. 피식 웃었다. 우린 항상 속이고 속으며 산다. 사람에 속고 시대에 속는다. 힘들지만 행복한 척을 한다. 사실은 좋으면서 싫은 척을 한다. 만우절이라는 날을 고안한 자는 참으로 박애주의자다. 평생을 속고 속이는 게 삶일진대, 그걸 1년에 비록 하루이지만 용서가 되는 날을 만들다니. 이런 인간애 가득한 사람이 또 있을까.



 트윗을 보기 위해서 트위터에 접속하고, 여기저기 사이트에 들려보고 포탈에 접속해서 웹툰도 몇 개 본다. 요즘은 어쩌면 이리 좋은 내용, '일방적으로' 따뜻한 내용의 트윗과 글과 웹툰이 넘쳐나는 것이냐. 방송은 또 어떻고. 언제부터 세상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따뜻했나. 몇몇 작가들은 자신이 천사라도 되는 양, 아니 천사라고 해도 너희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야. 천사를 그린 옛 그림엔 그림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림자야말로 살아있다는 증거인데. 어두운 면이 없는 자는, 어두운 면을 모르는 자는, 접하는 모든 것의 절반을 잃고 있는거다. 아마도, 속고 있는 게지. 삶의 절반을.



 그렇다고 해도 하루 정도는 속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지나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여긴다. 부디 오늘만은 '선의의' 거짓말만 하기를 기대한다. 누구에게 기대하는지는 비밀. 물론 기대해봐야 별볼일 없다는 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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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thril
2013. 4. 3. 19:44

 야간에 일한다는 것은, 늦은 시간에 창밖을 바라보며 흔히 빠지게 되는 '우울한 감상' 이라는 이름의 행복과, 인간에게 주어진 생활 사이클을 거스르는 자에게 내려지는 '과도한 피곤함' 이라는 징벌을 동시에 주곤 한다. 내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1년의 2/3 정도를 야간에 근무하는 나로선 오후 5시쯤 카톡에 남겨진 절친의 메시지에 한시간 늦게 대답해주는 정도는, 나름 친구를 배려한 친절한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



- 자냐


- 이제 깼당 왜


- 7시 30분 000 집결

- 이상 통신끝



 해석컨대 월요일날 저녁에, 그것도 근무지가 분당인 녀석이 당산동에 위치한 술집에 가서 마시자는 이야기. 아마 또다른 절친 두 명도 오겠지. 그러나 놀라지 않은 것이, 가자는 술집은 절친들과 자주 가던 단골집이고, 애초에 나를 제외하면 - 이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 술꾼들이라 요일을 가리지 않는 녀석들이기 때문이다. 다들 일에 채여 바쁘고, 거기에 모두 솔로들이라 일상의 변화가 별로 없기에 슬프거나 괴로운 일로 보자는 것은 아닐 터이다. 아마도 좋은 일이 생겼거나 그냥 술 생각이 났겠지.



 다른 녀석들을 기다릴 것도 없이 술집에 들어섰다. 흔히 볼 수 있는 소주마시는 술집이지만 꽤나 구식의 낡은 상과 옛날 스타일의 색 바랜 벽지가 어우러져 꽤 지저분해 보여도 나름 친근함을 더하는 이 술집. 안주가 아주 싸고 맛이 괜찮다는 칭찬은 덤. 들어가니 이모가 반갑게 맞는다.



- 어서 온나! 오늘은 몇명이고?


- 다 와요 이모. 저까지 네 명.


- 웬일로 다 모이네? 그래 저기 앉아라~



 저기 앉아라, 에서 끝이다. 이 술집은 술과 물을 가져온다던지, 기본안주인 단무지와 무 장아찌를 퍼온다던가, 수저와 술잔을 가져오는 등의 서비스가 모두 셀프다. 단골의 경우에는 주문 내역을 이면지를 대충 잘라서 종이철에 고정시킨 빌지에 적는 것까지 셀프다. 참으로 자유로운 술집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서빙을 이모 혼자서 다 하시는 탓이다. 어쨌거나 난 불만이 없다.



 그 사이 도착한 친구 한명은 수저와 잔을 세팅하고, 또 한명은 접시에 단무지와 무 장아찌를 담는다. 난 쇼케이스 위에 붙여진 '한 테이블당 최소 2병' 이라고 적힌 정겨운 종이를 힐끔 바라보며, '그야 물론...' 하고 혼잣말을 던지고 참이슬 한병과 맥주를 꺼냈다. 그나저나, 술집에서 안주를 고르는 일은 고등학생이 첫 담배를 고르거나 짝사랑하는 이성에게 보낼 첫 카톡 메시지를 가다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이 술집은 그리 안주의 종류가 많지 않아서, 손님에겐 의도하지 않았던 편의를 제공하는 셈. 늘상 먹는 계란말이와 순두부찌개를 부탁했다.



 조금 지나서 친구 넷이 다 모였다. 아니나 다를까, 날 불렀던 친구의 연봉이 조금 올랐다고 한다. 나같은 하류인생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고만고만한 회사를 다니며 한달 월급에 목매는 사람들에게 연봉인상만큼 술을 불러오는 단어가 또 있으랴. 오늘은 내가 쏜다, 같은 호기로운 말이 터져나와도 오늘은 용서다. 그렇고말고.



 욕인지 축하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이 몇 마디 오고간 후 흔히들 술집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다. 각자의 취미거리나 흔한 누님 욕이라던지 우리 모두 솔로를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을 공유한다던지. 이야기 중에 계란말이를 뭉텅 잘라서 먹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테이블도 꽉 찼고 꽤나 왁자지껄하다. 살다가 삶의 궤적이 꼬리처럼 길어질 때면, 사람들은 으레 그것들을 모아서 소주 한 잔에 담아 입 속에 털거나, 혹은 담배불에 태워 연기로 날려 버린다. 그렇게 술과 담배는 우리네 삶을 위로한다. 국민건강 운운하면서 담배값과 술값을 대폭 올리자고 지랄하는 자들은, 대략 인간 영혼의 말살자라 불러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내 입장에선 그렇다.



 손님들이 꽉 차고 모든 테이블에서 주문도 일단 끝나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일까. 이모가 다가온다. 



- 얼마나 먹었나~?


- 에~ 소주 세병하고... 맥주 두병, 하고... 계란말이하고... 순두부하고...


- 요기까진 이모가 산다. 알았나?


- 잉!?



 몇년 동안 이 술집에 오면서 서비스 안주라던지 하는 건 처음인데. 순간 떠오르는 게 있었다. 한달 전쯤, 친구놈 생일이어서 여기서 한잔 하다가, 어쩌다 보니 이모도 생일이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다. 냉큼 밖에 나가서 근처 빵집에서 작은 케이크를 사와 안겨드렸다. 이모는 이런걸 왜 사오냐고 역정 아닌 역정을 냈지만, 그래도 안 받지는 않으시고 주방으로 휙 가지고 들어가셨다. 누가 마산 아지매 아니랄까봐... 아마도 그 때 이후로 계속 마음에 걸리셨나보다.



 시간이 지나고, 술이 쎄지 못한 나는 이미 얼굴이 꽤 벌개졌다. 2차를 가러 일어나기로 한다. 친구가 계산을 한다. 인사를 해야지.



- 들어갈께요 이모~


- 그래 가라. 앞으로는 그런거 절대 사오지 마라. 이모는 니네 그냥 자주 와서 술만 많이 마심 된다. 알았나?


- 하하. 네에.



 인사도 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우리를 바라보며, 이모가 들릴락말락한 소리로 한마디를 더 하셨다.



- 그날 잘 먹었다. 고맙데이~



끝내 풉, 하고 웃음이 나왔다. 마음을 들킨다는 것, 바로 이런 것이겠지. 술 탓인지 맛있는 계란말이 탓인지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결국 2차는 내가 쏘게 되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아마도 내가 다른 데 정신팔려있는 동안 친구들이 내 맥주잔에 몰래 소주를 꼴꼴꼴 부어넣은 것을 모른체한 덕분이겠지. 조만간에 또 마시러 가야겠다. 이번에도 역시, 좋은 일로 마시게 되길 바라면서.











참고로 이 술집의 계란말이는 정말 싸고 양도 가격 대비해서 정말 많은데,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워 사진 한장 던져본다.






IMG_0151.JPG 


이게 2천원. 저 담배갑은 반명함판 사진보다 약간 크다. 어쨌거나 괜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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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thril